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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각종 논란에 대해 입 뗀 류준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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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준열, 그동안 참았던 이야기를 숨김없이 풀어낸 1시간

배우 류준열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예상한 대로,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그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앞서 진행한 인터뷰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여러 차례 받고 답변을 내놓았던 그는 명확한 지칭이나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최대한 표현하려 애쓰는 듯 보였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지만 류준열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았다. “좋은 이미지로 만들어진 것들에 대해 제가 더 욕심을 부려서, 급하게 욕심을 부리다가 탈이 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배우 류준열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극본‧연출 한재림)가 지난 17일 공개된 가운데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뷰가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약 1시간 동안 이뤄진 인터뷰에서 류준열은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부터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영화 기획과 제작을 준비 중인 사실도 알렸다.

그러면서도 지난 3월 떠들썩한 공개 연애로 주목받은 상황과 환경운동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았다.

하와이 목격담으로 시작된 배우 한소희와의 공개 연애와 이어 전 연인인 배우 혜리까지 얽힌 후폭풍에 따른 요란한 결별이 낱낱히 드러나고 이른바 ‘그린워싱’이라는 지적이 증폭할 때도 굳게 입을 다물었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인터뷰 자리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직접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고, 때론 눈자위가 붉어질 정도로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다.

– ‘더 에이트 쇼’와 관련한 인터뷰 자리이지만, 먼저 질문할 수밖에 없는 이슈가 있는데, 최근 상황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먼저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동료들이 작품을 열심히 촬영해서 내놓는 자리(‘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에서 제 이야기가 나와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그동안 저와 관련해 나오는 기사들은 전부 다 찾아봤다. 다 봤고… 뭐가 잘못됐고, 어떤 부분에 배신감을 느꼈는지를 살폈다. ‘가식적인 얼굴’ 같은 표현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천천히 돌아봤다. 제가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하고, 서른 살이 넘어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오디션을 보고, 저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 모습을 좋아하고 응원해주신 것 같다. 여러분의 큰 사랑을 받다보니 그 사랑을 어떻게 나눌까 고민도 하게 됐다. 여행을 하면서 자연에 대해 느꼈고, 그런 고민 속에 그린피스를 만나 활동도 시작했다. 물론 대단한 시작은 아니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텀블러를 쓰는 정도의 환경 보호였다.”

류준열은 그러다 점점 “욕심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린피스 활동을 통해 자연보호를 이야기하고, 여행하고 사진을 찍는 자신을 향한 팬들의 응원을 통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에 갇혀 있있던 것 같다”며 “더 좋은 게 없을까? 그런 욕심도 생겼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일련의 ‘논란’을 겪은 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은 남의 눈에 보이는 행동보다, 조용히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 사생활과 관련해서도 여러 말이 나왔다. 당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답답하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그 부분에는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그것도 마찬가지다. 뭐랄까… 제 의지와는 관계 없이 여러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추측들 속에서 제가 그걸 일일이 얘기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뭔가를 이야기하면 더 큰 뭔가 생길 것 같아서였다. 침묵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따라 생기는 비판이 있겠지만 수용하고 감당하는 게 최선이라고 여겼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 여러 논란이 불거질 당시 보도된 기사들을 전부 찾아봤다고 했는데, 혹시 상처를 받지 않았나. 일련의 상황으로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지 않았나.

“상처라기 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계속 돌아보는 시간이 생긴 것에 대한 감사하다. 제가 벌려 놓은 일들을 다시 돌아봤다. 배우로 살면서 이번 일이나 또 다른 부침이 있을 때마다 축구도 하고 마라톤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골프도 그 중 하나였다. 스포츠가 저에겐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였으니까.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생산적인 일들을 해보려고 한다.”

– 그간 ‘올바른 방향’에서 발언을 자주 했다. 어떤 면에선 그동안 했던 ‘올바른 발언’에 스스로 갇힌 느낌이 들때도 있다.

“그런 것들도 결국 제 욕심이었다. 처음 데뷔했을 때 몇몇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큰 기대감 없이 배우를 시작했고 그저 모든 순간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러면서 자꾸만 놓쳤던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처음엔 적은 부분에 만족하다가 다음엔 더, 다음엔 더 더… 그런 면에서 더 큰 욕심, 욕망을 찾는 ‘더 에이트 쇼’와도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대중의)실망이 큰 것 같다. 한 사람으로, 배우로, 더 신중하게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류준열은 요즘 “아, 내가 이런 걸 몰랐구나. 모르는 걸 깨닫는 순간이 더 많아졌다”고도 했다.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해 이듬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후 류준열은 스크린에서 승승장구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거쳐 ‘봉오동전투’ ‘독전’ ‘뺑반’ ‘올빼미’ 등 작품의 주연을 도맡으면 연기변신을 거듭했다. 최근 사생활로 구설에 휘말리기 전까지 논란을 일으킨 적은 크게 없었다.

때문에 최근 쏟아진 ‘질타’는 그에게 ‘의미’를 남겼다.

“큰 부침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걸 다시 느껴졌다. 하나하나 곱씹어 생각하고 있다. 혼이 나면 혼 나는 대로 좋은 배우가 되어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보여지는 직업이다보니 많은 분들의 질타를 받는 순간은 제가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게임… 극 이끄는 화자

인터뷰를 시작하고부터 ‘논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바람에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는 ‘더 에이트 쇼’에 관한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확연하게 달라졌다.

류준열이 한재림 감독과 손잡고 도전한 ‘더 에이트 쇼’는 막다른 인생에 몰린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8부작 드라마다. ‘시간이 쌓으면 돈을 버는’ 게임에 참가한 이들은 관찰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 위태롭고 위험천만한 쇼를 벌인다. 욕망에 휘말린 이들의 쇼 수위는 극이 진행될수록 높아만 간다.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퍼니게임’을 섞은 작품이다.

류준열은 투자 실패로 빚더미의 궁지에 몰렸다가 쇼에 초대돼 3층에 배정된 진수 역을 소화했다. 8층의 세라(천우희), 7층의 필립(박정민) 등과 얽혀 욕망에 뒤섞인 위험한 쇼에 참가하는 인물이자, 극 전체를 설명하는 화자이기도 하다.

– ‘더 에이트 쇼’의 진수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나.

“여러 인간군상을 보이는 작품은 많지만 ‘더 에이트 쇼’는 어떠한 특정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 장을 만들어 놓은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진수라는 인물도 하나의 이미지, 한 가지 선택만 하지 않는다. 어떤 때는 실수를 하고 어떤 때는 욕망을 드러내고, 또 비겁하기도 하다. 업 앤 다운이 심하고 고민의 낙폭이 많아서 더 흥미로웠다. 다양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역할이라 감사했다.”

– 그동안 했던 작품들과 비교해 류준열과 캐릭터 진수가 절묘하게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는데.

“재미있게 연기하면 그게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보이기도 한다. 연기하면서 배우로 희열을 느꼈다. 배우의 레이어드를 보일 수 있어서 그랬다. 이번 작품은 특정 타깃층을 두고 준비하거나 충족해야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표현을 했다. 밥을 먹으면서 울 수도 있고, 볼 일을 보면서 시원해 하는 그런 모습들이다. 누군가 미워하는 지질한 모습도 있다.”

– ‘류준열의 지질한 연기’에도 호평이 나온다.

“하하! 지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제약이 없이 다양한 걸 표현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에 정말 재미있었다. 저조차 도파민을 얻기 위해 더 준비하고 더 연기하고 더 표현했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 재미있기도 했다.”

– 작품에서 극을 설명하는 화자 역할도 한다. 상당한 분량으로 내레이션을 소화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양이 너무 많았다. 보통 내레이션은 상황이나 감정을 설명하는 전달 역할이지 않나. 축약해서 전달하는 건데 이번 작품에서는 저의 속마음을 드러내야 해서, 감각적으로 계산해야 했다. 고민도, 걱정도 많았는데 한재림 감독님과의 작업에서 하이라이트가 결국 내레이션 장면이 됐다. 내레이션을 위해 녹음 부스에 들어가면 다른 길로 빠지기 십상인데 감독님의 여러 주문을 받고 그걸 소화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류준열과 한재림 감독은 2017년 영화 ‘더 킹’에서 처음 만났다. 이번 작품이 두 번째 만남. 편하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작품을 완성하는 사이로도 신뢰를 나누고 있다. 류준열은 감독이 현재 준비 중인 시리즈 ‘현혹’의 주연 물망에 올랐지만 출연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류준열이 겪은 한재림 감독은 어떤 연출자일까.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맞나 싶지만, 다음이 궁금한 감독님이다. 잘하는 게 너무 많다보니 늘 새로운 걸 한다. 그 새로운 작품이 또 얼토당토한 게 아니라, 전부 잘한다. 이것도 잘하는 데, 저것도 잘하는? 비슷한 게 나올 줄 알았는데 또 새로운 게 나오는? 그래서 다음이 궁금한 감독님이다.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취향은 저랑 비슷하기도 하다.”

– 극중 다른 7명의 참가자들 가운데 공감가는 인물이 있나.

“딱 하나를 꼽는 건 좀 위험할 것 같다.(웃음) 마음 편하게 제가 맡은 3층에 제일 공감한다. 3층이야말로 인간의 다양한 면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이니까. ‘더 에이트 쇼’가 희극이냐, 비극이냐를 놓고 본다면 저에게는 희극이었다. 실제로 저는 웬만하면 웃으려고 하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이건 희극이었다.”

– 가장 큰 자극을 받은 배우가 있다면.

“(천)우희씨가 너무 좋았다. 우희씨는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갖고 있는 배우다.”

– 구체적으로 어떤 걸 갖고 있다는 뜻인지.

“아… 하하! 왜 우희씨는 어려운 역할을 하지. 조금 쉬어갈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희씨가 가진 그릇이나 에너지가 너무 부럽다. 오늘도 점심 식사를 같이 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꺼내면 술술 얘기가 된다. 또래 배우이고, 같은 시기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작품에서 우희씨를 보면 너무 즐거웠다. 가령 우희씨가 미술관 앞에서 기타 치면서 행위예술을 할 때 보이는 씁쓸한 미소는 그 하나로 그 인물의 모든 걸 설명한다. 또 총을 들고 가면서 한번 시선을 주는 그 연기도 너무 좋았다. 저는 우희씨의 연기를 정말 좋아한다.”

– 혹시 연출을 해볼 생각도 있나.

“음… 없다. 연출은 (박)정민이가 하는 걸 옆에서 봤는데 보통 일이 아니더라. 다만 제작은 관심이 있다. 여러 작품을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아이디어 모으면서 같이 기획도 하고 있다. 작품 촬영이 끝나면 다같이 ‘합숙하자!’ 하고 모인다. 큰 도화지 펴 놓고 여러 아이디어 막 쏟아낸다.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별로인지 더하고 빼는 과정도 거친다. 여러 잡담 속에서 작품에 필요한 대사도 나오고 상황도 나온다. 그런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영화 일을 하는 친구들과 모여 기획과 제작을 준비 중인 류준열. 연기를 넘어 영화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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