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미국 주간지 피플 선정 ‘2021년 가장 섹시한 남자 25인’에 드는 등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인터뷰] ‘미친 섹시’ ‘미스터리 섹시’ 잇는 위하준의 ‘최악의 섹시’
배우 위하준은 한동안 ‘글로벌 섹시가이’로 불렸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021년)에서 보여준 모습 덕분이다.
그렇지만 위하준은 주변에서 이런 수식어를 언급만 해도 부담스러워했다. “정신이 안 좋아지고 흔들릴까 봐 그렇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위하준은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올려주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2021년)에서는 “미친 섹시”를, ‘작은 아씨들'(2022년)에서는 “미스터리 섹시”를 선보였다. 현재 디즈니+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최악의 악’에서는 “최악의 섹시”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고, 그의 매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휘했다.
지난 9월27일 첫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극본 장민석·연출 한동욱)은 1990년대 한국, 중국, 일본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박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위하준은 한중일 마약 카르텔을 주도하는 조직 강남연합 보스 정기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 누아르 로망 이루게 해준 ‘최악의 악’
위하준은 ‘최악의 악’을 통해 누아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로망을 이뤘다.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동욱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의 팬이었다”며 “또 한국의 젊은 배우가 누아르 장르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레었다“고 말했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무간도'(2002년)를 비롯해 ‘신세계'(201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2021년) 등 언더커버 소재는 더 이상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소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악의 악’은 ‘신세계’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의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시감이 예고되기도 했다.
“뻔하게 여겨질 수 있는 소재다 보니까 걱정은 됐어요. 하지만 대본을 읽었을 때 단순히 조폭과 경찰의 이야기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으로 가면서 점점 공허하고 피폐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어요. 어렵겠지만 감독님과 함께 하면 새로운 느낌의 누아르가 나오지 않을까 했습니다.”
강남연합의 보스지만, 위하준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요 남성 배우들 중 나이가 가장 어렸다. “제일 막내가 보스를 해야 되니까 부담감이 컸다”는 그는 “누아르 명가에서 제작하는데(웃음) 내가 세게 소리 지르거나 윽박지른다고 임팩트가 셀 거 같지도 않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정기철은 차갑고 냉정하게 느껴졌어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무게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했습니다.”
“더 세게 감정을 갈 수 있는 부분에서 오히려 줄여버리고 심심할 수 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가려고 했어요. 다른 캐릭터들이 강한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저는 냉혈 인간, 기계 같은 느낌을 살리고자 했죠.”
정기철 역할을 위해 위하준은 평소 몸무게인 68kg에서 75kg까지 몸을 키웠다. 이후 정기철의 피폐하고 무너지는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66kg까지 다시 체중을 줄이면서 외형적으로도 캐릭터의 고뇌를 표현하려 했다. 그 결과 위하준을 지지하는 남성 팬들의 대거 유입됐다. 그는 “헬스장에 가면 몸 크신 분들이 와서 ‘정기철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준다”며 웃었다.
“얼마 전에 행사장에 갔는데 ‘강철부대’ ‘피지컬:100’에 출연한 분들이 ‘최악의 악’을 재밌게 봤다면서 저에게 인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어요. 주로 여성 팬들이 많았는데 근래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 “멜로 아쉬움? 지금 멜로 찍고 있어요!”
정기철은 어릴 적 아픔을 묻어두고 오직 성공, 단 하나만을 바라보며 밑바닥부터 올라온 인물이다. 강남을 접수한 것은 물론, 한중일 3국의 마약 카르텔을 주도하며 더 큰 성공을 꿈꾸던 중 첫사랑 유의정(임세미)을 만난다.
유의정이 박준모의 아내인 것도, 수사를 위해 자신에게 일부러 접근하는 것도 모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주로 선보여온 위하준은 이번에도 ‘멜로 눈빛’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최악의 악’에서 멜로는 인물의 갈등과 흔들림, 본능을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이 항상 너무나도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언제 제대로 된 멜로를 하냐고요. 의정에 대한 기철의 마음은 순수하고 진심이에요. 작품 특성상 아름다운 사랑이 그려질 수는 없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죠.”
“이번에 정려원 선배와 ‘졸업’이라는 작품을 통해 제대로 된 멜로를 찍고 있어요. 철부지 같은 모습도 있는데,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 “‘오징어 게임’? 나란 사람 알려준 감사한 작품”
‘졸업’과 함께 위하준은 현재 ‘오징어 게임2’ 촬영도 진행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위하준에게 세계적인 인지도를 안겨준 작품이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미국 주간지 피플 선정 ‘2021년 가장 섹시한 남자 25인’에 드는 등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의 말도 안 되는 흥행으로 많은 분들이 저라는 사람을 알아봐 주고, 일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최악의 악’을 할 수 있었던 계기도 ‘오징어 게임’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감사한 작품입니다.”
시즌2에 대해서는 “많이 비치지는 않을 거 같다. 비중이 크지는 않다”며 “이렇게라도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 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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