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길중간, ‘그랜마히어로’의 서막
슈퍼 파워를 지닌 히어로, 더 이상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겉으론 평범한 할머니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연륜과 관록, 이를 뛰어넘는 괴력을 지닌 할머니 히어로가 등장했다.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극본 백미경)의 주역 ‘괴력의 3대 모녀’ 가운데 1세대를 차지하는 할머니 길중간이다. 전무후무한 ‘그랜마 히어로’의 등장이 새로운 히어로물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지난 7, 8일 방송을 시작해 단 2회만에 방송가 화제작으로 급부상했다. 방송 직후 공개하는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단숨에 1위로 도약해 연일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500년전부터 대대로 여성들에게만 유전되는 괴력을 물려받은 3대 모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 덕분이다. 2017년 백미경 작가가 집필한 히트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후속편 겪으로 이른바 ‘힘쎈여자 세계관’을 이어가는 측면에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 마장동을 조폭들로부터 지켜낸 히어로
괴력의 3대 모녀는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 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데 힘을 모은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3대 모녀 히어로는 배우 김해숙과 김정은, 이유미가 나눠 맡았다. 그 가운데 할머니 길중간은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만나지 못했던, 신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무장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중간은 드라마에서 마장동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 어릴 때 몽골에서 실종된 손녀 강남순(이유미)의 다정한 외할머니이자, 특유의 수완으로 강남의 돈줄을 꽉 잡고 있는 전당포 사장 황금주(김정은)의 카리스마 넘치는 엄마다.
길중간이 지나온 과거는 그야말로 전설 그 자체. 험악한 조폭들에 맞서 마장동 상인들을 지켰고, 약자의 편에 서왔다. 이름 그대로 그가 길거리에 등장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양쪽으로 갈라지며 길을 터주기까지 한다. 거침없이 ‘길중간’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괴력의 소유자다.
길중간을 만나 배우 김해숙도 그간 보인적 없는 도전에 나섰다. 출연 제안에 그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해숙은 드라마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히어로물이라고 하면 항상 젊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번 드라마는 주인공이 남성도 아닌 3대 모녀인데다 노년의 할머니 히어로가 나와 깜작 놀랐다”고 말했다.
설렘도 느꼈다. 김해숙은 “저는 처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경이롭고 흥분되고 매력적인 말”이라며 “‘힘쎈여자 강남순’에는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고도 만족해했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인물”
김해숙은 딸 김정은, 손녀 이유미와 함께 강남에서 벌어지는 마약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나선다. 건장한 성인 남성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리거나, 무거운 역기를 가볍게 들어올리며 괴력을 발휘하는 모습에서는 웃음과 놀라움을 함께 안긴다. 나이를 잊은 액션 연기까지 불사한다.
김해숙이 완성하는 ‘그랜마 히어로’의 활약은 악당을 처단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괴력의 소유자답게 사랑을 향한 뜨거운 DNA가 넘치는 일물로 설정됐다. 사회악을 처단하려는 정의감은 물론 사랑의 감정까지 충만한 캐릭터다.
이에 대해 김해숙은 “길중간은 누군가의 엄마와 할머니에 머물던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도록 이끄는 캐릭터”라며 “나이와 상관없이 그 역시 여자임을 심도 있게 그린 대본에 놀랐다”고말했다.
● 순도 100% 코미디, 인기 고공행진 전망
‘힘쎈여자 강남순’은 괴력을 통한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설정과 사회악을 처단하는 범죄 소탕극이라는 장르물을 결합했지만 작품의 중심에 흐르는 정서는 순도 100%의 코미디다.
모든 등장인물, 전개되는 대부분의 에피소드의 지향을 코미디에 맞춘 듯한 기발하고 황당하면서도 유쾌하고 통쾌한 전개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고 있다.
앞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 도시 여자들’을 통해 코미디가 결합한 여성 연대와 서사를 기발하게 풀어낸 김정식 PD가 이번 드라마에서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치는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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