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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어마무시한 ‘신작’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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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SWOT 분석] 블랙코미디의 참맛 VS 시대상까지 읽기에는

추석 연휴동안 관객의 마음은 어느 영화로 향할까.

추석 명절, 3편의 한국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그것도, 같은 날인 9월27일.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합작한 5번째 작품인 ‘거미집’을 비롯해 하정우와 임시완이 나선 실화 소재 역사극 ‘1947 보스톤’, 강동원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추석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개천절이 겹쳐 예년보다 더 늘어난 추석 명절 특수를 누리고 싶은 건 모든 영화의 마음. 다만 뜨거웠던 7~8월을 거치면서 깨달은 한 가지의 교훈도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은 고르고 골라, 엄선한 작품만 관람한다는 사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재미를 주는 작품, 그에 따른 입소문을 얻는 작품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길고 긴 추석 연휴에 어떤 영화를 볼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관객을 위한 일종의 ‘예습서’를 소개한다. 추석 영화 3편에 대한 SWOT분석(강점·약점·기회·위기)이다.

‘1947 보스톤’에 이어 두 번째 분석할 작품은 ‘거미집'(제작 앤솔로지스튜디오)이다. 이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시사회 개최일 순)로 이어진다.

영화 '거미집' 촬영 현장의 모습.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영화 ‘거미집’ 촬영 현장의 모습.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 강점 (Strength)… ‘검증된’ 송강호와 김지운이라는 이름

만날 때마다 시너지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호흡이 잘 맞는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명 파트너들’. 한국영화에선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있다. 개봉을 앞둔 ‘거미집’을 향한 기대의 발로, 그 원천은 믿음직한 배우와 감독의 재회에 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은 이번 ‘거미집’으로 통산 5번째 호흡을 맞췄다. 2016년 ‘밀정’에 이어 7년만의 작업이자, 1998년 ‘조용한 가족’으로 처음 만난 뒤 25년째 이어진 인연의 합작품이다.

‘거미집’은 송강호가 없었다면, 김지운 감독이 아니었다면 완성될 수 없었을지 모를 작품이다. 정치와 사회적인 혼란기, 예술에 대한 차디찬 검열이 존재하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향한 집착과 욕망에 휩싸인 영화감독과 그가 지휘하는 영화 촬영 현장의 이야기를 그리는 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만큼 ‘적합한’ 인물이 또 있을까.

무엇보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은 함께 할 때마다 새로운 장르와 이야기를 시도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조용한 가족’은 당시로서는 한국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운 블랙코미디를 내세워 평단이 호평은 물론 흥행에도 성공했다. ‘잔혹 코미디’ 장르로 성공을 거둔 대표작으로도 꼽힌다. 이후 두 사람의 작업은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으로 이어졌고 매번 흥행도 일궜다.

'거미집'은 극중극 형식을 취하면서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과 극중 영화를 교차해 보여준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거미집’은 극중극 형식을 취하면서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과 극중 영화를 교차해 보여준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 약점 (Weakness) … 영화 촬영장을 다룬 영화, 소재의 확장성

‘거미집’은 1970년대 일종의 강박에 시달리는 영화감독 김열(송강호)이 촬영을 미친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거라고 믿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검열당국의 방해를 피해, 바뀐 결말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들을 어르고 달래, 추가 촬영을 반대하는 제작잔의 눈까지 속여, 오직 재촬영에 몰두하는 감독의 질주를 다뤘다.

영화는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김감독이 진두지휘하는 영화 현장을 큰 줄기 삼고, 극중극 형식으로 동명의 영화 ‘거미집’을 넣어 흑백 화면으로 펼친다. ‘거미집’이라는 영화 안에 또 다른 작품인 ‘거미집’이 포함된 설정. 이로 인해 관객들은 처절하고 ‘웃픈’ 영화 현장과 그 현장에서 완성된 또 다른 영화까지 마치 2편을 감상하는 맛을 느낀다.

단,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가 ‘영화 촬영장’이라는 점에서 그 소재의 확장성 면에서 물음표가 남는다. ‘영화 만드는 이야기’가 자칫 그 분야에 관심있는 이들의 호기심만을 자극하는 데 머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치 권력자들이 예술가들의 활동을 어떻게 제약했는지, 또한 그 제약을 뚫고 당대 창작자들은 어떻게 예술을 이어나갔는지, 그 시대상을 알아야 작품을 좀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거미집’이 넘어야 할 산이다.

극중 '거미집' 영화를 묘사한 부분은 흑백으로 처리됐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극중 ‘거미집’ 영화를 묘사한 부분은 흑백으로 처리됐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 기회 (Opportunity) … 임수정·정수정·오정세·전여빈 ‘앙상블’

미덕도 분명하다. ‘거미집’은 블랙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린 작품이다. 이미 그 작품성은 칸 국제영화제(비경쟁부문)에서 인정받았다. 블랙코미디의 맛은 배우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추느냐에 따라 갈린다. 그런 면에서 ‘거미집’이 다른 추석 영화들과 차별화하는 부분은 배우들이 빚어내는 ‘최상의 앙상블’에 있다.

영화는 걸작을 향해 질주하는 김감독을 중심으로 일군의 배우들과 제작자들이 그 주변을 채운다. 임수정과 오정세, 크리스탈(정수정)을 비롯해 전여빈, 장영남, 박정수까지 영화를 촬영하는 현장에 모여들어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제각각 활약한다. 즉 배우들의 앙상블, 그 연기의 시너지가 ‘거미집’의 미덕이자 매력이다.

오랜만에 ‘영화 같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창작열이 본격적으로 피어오르던 시기, 1970년대 ‘영화 다운 영화’를 향한 감독의 집념을 감상하는 일은 그 자체로 ‘유니크한’ 체험이다.

송강호는 검열을 피해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고 발버둥치는 김감독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송강호는 검열을 피해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고 발버둥치는 김감독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 위기(Threat) … 오락성 짙은 ‘천박사’, 감동 탑재 ‘1947 보스톤’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건 그 작품의 완성도와 함께 ‘대외 상황’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명 ‘대진운’은 영화 흥행을 판가름하는 주요 변수가 되기도 한다. 추석 연휴가 예년보다 길다고 해도 화력을 갖춘 3편의 한국영화가 동시에 개봉하는 상황은 ‘거미집’ 앞에 놓인 난관이다.

물론 이들 3편은 각기 장르가 다르고, 소재 역시 겹치는 부분이 없기에 관객 입장에서는 취향과 선호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문제는 그 ‘취향’과 ‘선호’에 포함될 수 있느냐.

강동원을 내세운 오컬트 미스터리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웹툰 원작답게 판타지의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2030세대 관객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1947 보스톤’은 마라톤 영웅 손기정과 그의 제자 서윤복의 이야기로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역사를 스크린에 펼친다. 우려를 딛고 작품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와 감동을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 이를 통해 명절에 중장년 관객층의 고른 선택이 예상된다.

이에 비해 ‘거미집’은 특정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영화를 즐기는 2030세대 관객들에겐 김지운과 송강호는 ‘영화 호기심’을 자극하는 존재로 통한다. 인지도와 지명도 면에서 중장년 관객까지 아우를 수도 있다. 다만 오락성 짙은 다른 두 편의 영화에 비해 직관적이지 않고 ‘비틀면서 풍자하는’ 이야기가 얼마만큼 다양한 세대를 빠르게 흡수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맥스무비
CP-2023-0089@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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